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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N MY OWN TIME (OMOT)

오직 두 사람

by 코끼리얼리 2020.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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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오직 두사람] 이라는 책에 대해서 쓰려고 합니다.

 

친구가 책을 사놓고 읽지도 않은 책을 제가 빌려와서 먼저 읽었습니다.

 

빳빳한 새 책을 펼칠 때의 느낌은 정말 좋아요.

 

저자의 산문집을 재미있게 읽은 적이 있어서 이 책도 궁금했습니다.

 

 

저자는 1995년에 글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장편, 소설집, 산문집을 내고 외국 책을 번역하기도 했습니다.

 

 

 

이 책은 7개의 단편 소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오직 두 사람, 아이를 찾습니다, 인생의 원점,

 

옥수수와 나,  슈트, 최은지와 박은수, 신의 장난]

 

 

이 책 역시 제가 저번에 읽고 썼던 <바깥은 여름> 이라는 책처럼

 

단편들로 이루어진 소설책으로써,

 

읽는 동안 생각을 많이 하게 되면서 무겁고 차분한 느낌이었고

 

읽고 나서는 여운이 많이 남았습니다.

 

이 단편 소설들의 공통적인 배경은 상실인 것 같습니다.

 

 

이 단편들 중 '아이를 찾습니다.'에 대해 써보려고 합니다.

 

한 부부 윤석과 미라는 두 돌을 앞둔 아이를 데리고 마트에 장을 보러 갑니다.

 

윤석이 휴대폰 매장에서 잠시 휴대폰을 보다가

 

다시 뒤를 돌아봤는데 카트에 있던 아이와 카트는 물론 아내도 없는 것을 발견합니다.

 

아내가 아이와 함께 매장에 벌써 들어갔는지 두리번거리다가

 

화장품을 산 쇼핑백을 들고 오는 아내를 발견합니다.

 

윤석과 미라는 눈이 마주치고 바로 아이를 찾기 시작합니다.

 

걷지도 못하는 아이가 제 발로 카트에 내려왔을리는 없고

 

마트를 돌며 아이를 찾고

 

CCTV까지 확인하지만 휴대폰 매장은 사각지대라 영상자료가 없어서

 

결국 아이를 찾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윤석과 미라는 아이를 찾기 위해 각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전단지를 돌리며 아이를 찾는 일에 모든 것을 던집니다.

 

 

십일년 후 경찰로부터 아들 성민이를 찾았다는 전화를 받습니다.

 

언제나처럼 장난전화일거라 생각했지만

 

실종 아동 유전자 DB에 아들 정보를 등록해놓았는데, 

 

이름은 다른데 유전자가 일치하는 아이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대구에서 내일 아이를 데리고 가겠다고 하였고

 

윤석은 이 사실을 아내 미라에게 말했습니다.

 

조현병이 점점 더 심해져가는 미라는 아들이 어떻게 올 수 있냐며 믿지 않고

 

정신이 오락가락하기 시작합니다.

 

 

다음 날, 경찰관과 사회복지사가 먼저 윤석의 집으로 와서 대화를 나눕니다.

 

성민이는 유괴를 당했는데 이 사실을 전혀 모른채로 자랐고

 

친엄마로 알고 자란 사람이 자살한 걸 직접 목격했다는 것.

 

유괴한 사람은 오십대 여성이고

 

남의 아이를 데려왔는데 잘 키우지 못해 미안하다,

 

그 부모에게 다시 데려다주었으면 좋겠다 라는 자필유서를 써놨다는 것.

 

성민이는 현재 종혁이라는 이름으로 살고 있다는 것.

 

아이는 지금에서야 자신이 유괴를 당했다는 것을 알게 되어

 

공황 상태이니 과거에 대해서 당분간 묻지 말아달라는 사회복지사의 부탁을 받고

 

윤석은 아들을 만나게 됩니다.

 

 

영원과도 같았던 지난 십 년 동안

 

윤석은 잃어버린 자식을 찾아오는 것을 의무로 여기며 살았고

 

그 명료하고도 엄중한 명령 앞에 모두가 길을 비켜 주었습니다.

 

십년 간 '실종된 성민이 아빠'로 살아왔는데

 

하루 아침에 그것이 끝나버렸고 내일부터는 뭘 해야 하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들만 찾으면.

 

언제나 그런 식이었지 그 이후를 상상해보지 못했던 것이었습니다.

 

그 문제만 해결되면 아내의 조현병까지도 씻은듯이 나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견딜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은 지나고 보니 어찌어찌 견뎌냈는데

 

정말 감당할 수 없는 순간은 바로 지금인 것 같았습니다.

 

아내의 병은 점점 더 심해져가고

 

아들은 바뀐 환경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하고 경찰서 유치장에까지 가게 됩니다.

 

삶의 목적은 사라졌고,

 

의미 같은 건 원래 없었던 것 같았던 윤석은 날마다 자살을 생각합니다.

 

자신이 야간 근무를 하는 공사장에서 자살을 결심한 그날 밤,

 

윤석은 아내가 실족사 한 것 같다는 전화를 받습니다.

 

 

윤석은 성민을 데리고 고향으로 내려가 버섯농사를 짓기 시작합니다.

 

성민은 고등학교 진학했는데,

 

 어느 날 집을 나가 다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이 년 후, 성민이가 집을 떠날 무렵 같이 사라졌던 한 여자가 찾아옵니다.

 

성민이가 자신이 모은 돈 오백만원을 다 가져갔다며

 

여기에 성민이 있는지 찾으러 온 것이었습니다.

 

윤석은 성민이 그 날 이후 집에 온적이 없다며 원금만 줄테니 받아가라고 합니다.

 

집에서 돈을 챙겨 나온 윤석은

 

여자는 없고 평상 위에 베이비시트가 놓여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성민이 아이인데 성민이는 떠나고 저도 키울 능력이 없어 맡기고 갑니다.'

 

라는 메모지가 시트 안에 있었습니다.

 

윤석은 평상 위에 앉아 그에게 찾아온 작은 생명을 응시하며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저자는 '아이를 찾습니다.'를 구상하고 서두를 써둔 것은 몇년 전이었는데,

 

묻어두었던 초고를 다시 꺼내 집필에 착수한 것은 세월호 사건이 일어난 직후라고 합니다.

 

그래서 쓰는 내내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하는데요,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완벽한 회복이 불가능한 일이 인생에는 엄존한다는 것,

 

그런 일을 겪은 이들에게는 남은 옵션이 없다는 것,

 

오직 '그 이후'를 견뎌내는 일만이 가능하다는 것을 얘기합니다.

 

작가의 말을 읽고 나서

 

소설로 돌아가 부분 부분을 다시 읽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잃으며 살아가는데

 

이 책을 통해 그 상실의 깊이, 슬픔과 아픔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오래 건강하게 살다가 떠나는 사람들의 죽음도 슬프고 힘든데

 

그 외에 받아들여야 히는 상실은 어떠할까

 

감히 상상할 수도 없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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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꼽는 이 책에서의 한 줄은

 

힘내라, 위기가 기회라잖아.

 

웃기시네, 기회가 위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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