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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N MY OWN TIME (OMOT)

아버지의 해방일지

by 코끼리얼리 2023.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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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아버지의 해방일지] 라는 책에 대해 쓰려고 합니다.

 

인터넷 서점으로 어떤 책을 읽을 지 찾아보다가

 

아버지 죽음 이후 3일 간의 이야기를 담은 문장이 눈길을 끌어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1990년 장편소설을 펴내며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김유정 문학상, 심훈문학대상, 이효석문학상 등을 수상했습니다.

 

.

 

아버지가 죽었다. 전봇대에 머리를 박고.

 

 

빨갱이, 사회주의자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딸,

 

주인공 아리의 시점으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뼛속까지 사회주의자인 아버지의 피를 받고 교육을 받았고,

 

남들의 눈에는 빨치산 딸이겠지만,

 

아리는 현실주의자 입니다.

 

 

아리의 사촌오빠는 아리의 아버지,

 

작은 아버지의 신분 때문에

 

육사에 합격하고도 신분 조회에 걸려 입학하지 못했고,

 

아리 아버지의 동생인 작은 아버지는

 

어렸을 적 형을 찾아 학교에 온 군인들에게

 

자랑스러운 형의 행적을 얘기했다가

 

마을에 남아있던 자신의 아버지 죽음을 맞이해야 했습니다.

 

빨갱이 가족을 둔 죄로 피해를 입은 아버지의 가족들은

 

아버지를 원망했습니다.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한 일이라면

 

밤낮없이 서슴지 않고 도왔습니다.

 

사정이 딱한 모르는 사람도 집에 데려와서 식사를 대접하고

 

그 사람이 집안의 물건을 훔치고 가도

 

오죽했으면 그랬겠냐며 오히려 가족을 다그쳤습니다.

 

이웃집 사람을 위해 자신이 보증을 서고

 

그것으로도 부족하면 아리까지 보증을 서게 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이타적인 아버지가 전봇대에 머리를 박고 죽었습니다.

 

정신없이 장례식장에 아버지를 모신 아리는

 

3일동안 아버지의 여러 손님들을 마주합니다.

 

 

어린 학생부터 아버지의 동지, 동료들까지

 

그들을 통해 나의 아버지에 대해 더 잘 알게 됩니다.

 

아리에게는 빨치산, 사회주의자 아버지라는 벽이 컸는데,

 

지인들에게는 아버지가 색이 있는 빨치산이 아닌

 

동네 할아버지, 친구, 동료, 이웃 등 그저 따뜻한 한 사람이었습니다.

 

 

죽으면 없어질 몸,

 

무덤도 필요없고 자신을 아무데나 뿌려달라는 아버지의 말을 따라

 

아리는 아버지가 만들어준 인연들과

 

아버지가 다녔던, 아버지의 행적이  묻어 있는 곳들에서

 

아버지를 추억하며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

 

첫 문장이 신선했던 아버지의 해방일지,

 

정말 금방 완독했습니다.

 

사회주의자인 아버지의 죽음으로 장례식장이 주 배경이지만,

 

사회주의자라는 색이 너무 짙지도,

 

죽음이 너무 무겁지도 않았습니다.

 

그들 역시 각자의 삶을 열심히 살아온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들의 가족이라서 평생을 낙인 아닌 낙인이 찍혀버린

 

애달픈 삶 또한 조금은 엿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소설책은 읽고 다시 보지 않는 편인데,

 

이 책은 또 한 번 읽어볼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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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꼽는 이 책에서의 한 줄은

 

그게 나의 아버지.

 

빨치산이 아닌, 빨갱이도 아닌, 나의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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